어지러운 발자취 - 해변에서
장석남
이제 저 어지러운 발자취들을 거두자
거기에 가는 시선을 거두고
물가에 서 있던 마음도 거두자.
나를 버린 날들 저 어지러운 발자취들을 거두어
멀리 바람의 길목에 이르자 처음부터
바람이 내 길이었으니
내 심장이 뛰는 것 또한 바람의 한
사소한 일이었으니
- 아마도 2003년쯤의 메모. 노트를 정리하다가-
흔들리고, 힘든 마음을 어루만져 줄 것만 같으면서도 못내 책을 덮지 못하고
또 자신있게 한 발을 내딛기 어렵게만 합니다.
조심스럽게 지어낸 단어 하나하나에서, 시인의 따뜻한 시선과
치유의 손길을 느끼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