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창법과 컨셉,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는 특이한 분위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높은 편에 속하지만, 그래도 한 때 일본 음악 좀 들었다 싶은 사람들 사이에서 꽤 많이 입소문이 났던 것으로 기억한다. 세 개의 솔로 싱글이 나왔고, 거기에 이전에 속했던 그룹(EE jump)의 솔로버전 노래 등을 포함해서 총 10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노래들도 다 좋아하지만, 그만큼, 아니 그보다 더 좋아하는 노래가 2곡이나 더 있으니, 내가 이 앨범을 얼마나 좋아했는지는 더 이상 설명 안해도 될 것 같다.
[트랙리스트]
01 カレ-ライスの女 -> 데뷔싱글
02 東京ミッドナイト ロンリネス -> 2번째 싱글
03 好きな人だから
04 HELLO ! 新しい私(ソニン Version)
05 國領
06 津輕海峽の女 -> 3번째 싱글
07 奮起せよ!
08 平凡的女子な條件
09 WINTER~寒い季節の物語~
10 SEE YOU !
그 중에서도 '好きな人だから'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수백 수만가지의 설명도 다 필요없고 그냥, '좋아하는 사람이니까'로 수렴되는, 그 맹목적이고도 치기어린 느낌이 좋다. 나도 그랬으니까. 뭔지 모르겠는데, '좋아하는 감정' 그 하나만으로 세계의 끝을 향해 치달을 수 있었던, 그런 시절도 있었지. 머리 속이 빙글빙글, 그 사람 생각만으로 소용돌이쳐서, 이 세상 모든 것들이 그 사람을 향해 수렴되었던, 그런 시절.
直接會う日は幸せよ (쵸쿠세츠 아우 히와 시아와세요) 직접 만나는 날은 행복해요 腕組んで 街の中 步いてる 步いてる (우데 쿤데 마치노 나카 아루이테루 아루이테루) 팔짱을 끼고 거리를 걷고 있어요, 걷고 있어요 …好きな この街を (스키나 코노 마치오) 좋아하는 이 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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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면 항상 듣는 'WINTER~寒い季節の物語~'
음, 겨울에 누군가를 만날 떄마다, 우리의 LOVE SONG이 이 노래가 되기를 바랐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 노래의 희망찬 가사와는 전혀 다른 만남들이었고, 그래서 몇 년 동안 이 노래는 허공에 머물러 있었다. 3년 전, 그리고 역시 겨울, 두꺼운 외투에 서로 얼굴을 파묻고 만났다. 내가 갑자기 팔짱을 껴서 당황했다는 그 사람, 사랑에 서툴러서 미안하다고 말했던 나. 주말에만 만나는 것이 그토록 아쉬웠던 우리. 어쩌면 이리도 이 노래와 꼭 같은지. 우리는 색색으로 빛나는 사계절의 거리를 늘 함께 걷고 있다. 그리고 벌써 그 사람과 함께하는 4번째의 겨울이 온다.